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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M으로 해주세요"라는 발주가 프로젝트를 망치는 이유

MADE IN WORKS·2024. 7. 24.·4분 읽기

"이번 프로젝트는 BIM으로 해주세요." 발주처가 이렇게만 요구하면, 설계사와 시공사는 각자 편한 대로 "최소한의 BIM"을 수행하게 된다. BIM 프로젝트의 품질은 시공 단계가 아니라 발주 단계에서 이미 결정된다 — 모호한 요구는 모호한 결과물을 낳을 뿐이다.

"그냥 BIM으로 진행해달라고 하면 안 되나요?"
안 된다. "BIM으로"라는 말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은 것과 같다. 좋은 BIM 발주는 "무엇을, 언제, 어떤 형식으로, 어느 수준으로" 요구할지를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이 네 가지가 빠지면 설계사·시공사는 각자 해석한 "최소한"으로 대응하게 된다.

BIM 발주의 핵심 요소

반드시 갖춰야 할 4가지 문서
  • EIR (Exchange Information Requirements): 발주처가 요구하는 정보 교환 조건
  • BEP (BIM Execution Plan): 공급자(설계사·시공사)가 제출하는 BIM 수행 계획
  • MIDP (Master Information Delivery Plan): 언제 무엇을 납품할지 정리한 정보 인도 계획
  • LOD Matrix: 객체별로 요구하는 형상·정보 상세 수준 기준표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진다 — 발주처가 EIR로 요구 사항을 던지면, 공급자는 그에 맞춰 BEP로 답하고, MIDP로 일정을 구체화하고, LOD Matrix로 객체별 기준을 명시한다. 이 사슬이 한 곳이라도 끊기면 "말은 통했는데 결과물은 다른" 상황이 벌어진다.

발주처를 위한 체크리스트

  • 프로젝트의 BIM 목적이 명확히 정의되었는가? (설계 검토용? 시공 관리용? 유지관리 활용?)
  • EIR에 LOD/LOI 기준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었는가?
  • 납품 포맷(RVT, IFC, PDF 등)이 지정되었는가?
  • CDE 플랫폼이 지정되었는가?
  • 검증·승인 프로세스가 정의되었는가?
  • BIM 데이터의 소유권과 활용 범위가 명시되었는가?
"목적"부터 정하면 나머지는 따라온다
체크리스트의 첫 항목("BIM 목적이 명확한가")이 사실상 전부다. 목적이 "설계 오류를 줄이는 것"이면 LOD는 상대적으로 낮아도 되지만 간섭 체크 요구는 엄격해야 하고, 목적이 "준공 후 시설 관리"라면 As-built 수준의 LOD와 속성 정보 요구가 훨씬 중요해진다. 목적을 먼저 정하면 나머지 세 요건(형식·시점·수준)은 자연스럽게 정해진다.
EIR 없이 BEP만 요구하면 소용없다
발주처가 EIR(요구 사항) 없이 "BEP 제출해주세요"라고만 하면, 공급자는 무엇을 기준으로 BEP를 써야 할지 알 수 없다. EIR이 없는 BEP 요구는 "질문 없이 답부터 내놓으라"는 것과 같다. 최소한 한두 페이지짜리 EIR이라도 먼저 정리하고 발주해야 한다.

마무리

발주 단계에서 BIM 요구 사항을 명확히 정의하는 일은 프로젝트 전체의 BIM 품질을 결정한다. EIR → BEP → MIDP → LOD Matrix로 이어지는 체계를 따르는 것이 성공적인 BIM 프로젝트의 첫걸음이며, 이 단계에 들이는 하루 이틀의 노력이 프로젝트 후반의 몇 주치 재작업을 막아준다.